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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평화그룹(IWPG) 글로벌 1국이 지난해 6월 1일 제7회 ‘평화사랑 그림그리기 국제대회’ 서울 예선을 올림픽공원 피크닉장에서 성남·강동·이천 지부 주관으로 진행했다. 현장에는 약 100명이 참석했다. (제공: IWPG) |
세계 40개국 어린이들이 색연필과 붓으로 전쟁의 상처를 그려냈다. 단순한 미술 행사가 아니다. 총과 폭탄이 할 수 없었던 일을 어린이들의 상상력이 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여성평화그룹(IWPG)이 주최하는 '평화사랑 그림그리기 국제대회'는 2018년 제1회를 시작으로 매년 어린이·청소년이 평화의 가치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국제 행사다. 첫 해 3261명이던 참가자는 제7회(2025년)에 40개국 1만 5932명으로 늘었다. 8년 만에 약 5배 성장한 셈이다.
"평화를 향한 절규"…수상작에 담긴 전쟁의 현실
제7회 그림대회 주제는 '평화를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현실로 만들 수 있는가'였다. 대상은 방글라데시의 타스피하 타신이 출품한 '평화를 향한 절규'에 돌아갔다. 전쟁의 고통 속에서 평화를 외치는 어린이의 절박함을 담아낸 작품으로, 심사위원단의 주목을 받았다.
제6회 주제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참가 어린이들은 지우개로 전쟁의 상처를 지우는 장면을 그리거나, 폭격 맞은 도시 위에 꽃을 피우는 상상력으로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제4회에서는 한국의 이다영(당시 13세)이 '우리를 향한 평화의 바람'으로 수상했다. 이다영은 "두 친구가 손을 잡듯, 나라들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는 걸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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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PG 영국팀이 지난해 5월 28일 맨체스터 박물관에서 ‘제7회 평화사랑 그림그리기 국제대회’ 예선을 개최하고 있다. (제공: IWPG) |
그림이 트라우마를 치유한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의 그림 활동이 단순한 예술 표현을 넘어 심리 치유의 효과를 갖는다고 분석한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정신건강 피해를 입은 아동이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그림과 그림책이 공감과 상상력을 유도하는 치유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코소보 전쟁 당시 난민캠프 출신의 아역 작가 페트릿 할릴라이는 자신이 경험한 전쟁을 그림으로 담아 유엔 사무총장에게 직접 전달한 바 있다. 어린이의 그림 한 장이 국제사회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사례로 꼽힌다. 학대 피해 아동을 대상으로 한 미술치료 연구에서도 효과 크기가 1.146으로 측정돼 자아 존중감, 공감 능력, 학교생활 적응력이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IWPG 관계자는 "전쟁을 소재로 한 그림 작업은 어린이들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상상력을 통해 스스로 치유의 언어를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사회까지 번지는 평화의 물결
이 대회의 파급력은 수상작에 그치지 않는다. 인천 부평공원 등지에서 열린 예선 행사에서는 초·중학생들이 미얀마 내전 등 현실의 분쟁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지역 주민의 평화 인식을 높였다. 가족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 덕분에 세대 간 평화 가치 공유의 장으로도 기능한다는 평가다.
오는 5월 열리는 제8회 대회 주제는 '나의 평화이야기'다. 대상은 초중고 학생이며 보호자(성인)도 동반할 수 있어 세대를 아우르는 평화의 장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국내 예선은 5월 16일 열리며 해외 예선은 4월부터 6월 사이 각국에서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IWPG 홈페이지를 통해 받을 예정으로, 세부 일정과 가이드라인은 추후 공개된다. IWPG는 전쟁 상처의 치유와 일상 속 평화 실천을 강조하는 작품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재순기자